어제 암실 사람들 하고 세계보도사진전 을 다녀왔다. 작년에는 어리버리하게 굴다가 놓쳤었는데, 내가 좀 큰 기대를 했던건지 입장권을 끊고 들어간 첫 모습은 영 아니었다.
뭔가 협소한듯한 공간, 뭔가 더 있을거라고 생각한 내가 바보였는지도 모른다. 근데 사진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그런 생각은 내 머릿속에서 지워졌다.
두개의 구역? 정도로 나눠져있는데, 두 구역의 사진의 느낌이 확연히 달랐다. 한쪽은 철저하게 보도사진 스러운 사진들이고, 다른곳의 사진은 다큐멘터리와 스포츠 사진들 이었다. 보도사진쪽에 사진들은 카트리나당시의 모습과 이후 모습을 담은 사진들, 그리고 이라크 파병 에 대한 사진들도 있었다. 이라크에 파병되기 전 의 개인개인의 모습을 담은 흑백사진은, 얼마전에 봤던 유럽 축구 선수들의 경기를 뛰고난 바로 직후의 모습을 담아놓았던 사진이랑 스타일이 비슷해서 잠깐 떠올랐었다. 물론 사진의 의미는 너무나 다르지만.
그리고 인도지역에 있었던 강진이후의 모습, 토고 의 대통령선거 직후 모습, 그닥 유쾌한 사진들은 아니었다. 대부분이 참상, 혹은 부조리한것들을 알리는 사진들이었기 때문에... 참혹한 사진도 많았다. 남미 갱스터 들의 싸움 이후 덩그러니 머리하나만 굴러다니고 있는 사진, 시체가 널부러져 있는 사진... 정말 깜짝 놀랬다.
그래도 그 와중에 좋았던 사진은, 서유럽 여성들을 괴롭히고 있는 유방암 에 대한 사진이었다. 이건 애초에 여성분과 이야기를 하고 찍은 사진 같은데, 수술전, 그리고 치료중, 수술후 이렇게 계속 찍은 사진이었는데, 마지막 수술후, 머리가 다 자라난 모습, 그리고 그에 기뻐하는 여성과 딸 아이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참 좋았었다.
그리고 반대편으로 넘어갔다. 반대편은 분위기가 달랐다. 컨셉을 잡고 찍은 다큐멘터리 사진 그리고 스포츠 사진이 주 를 이뤘다. 이곳을 둘러보면서 이 두 사진을 참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다큐멘터리 사진은 내가 관심있는 것 들 을 컨셉으로 잡아서 사진을 찍어낸다면 참 재밌을 것 만 같았다. 물론 힘든 작업이겠지만 말이다. 동남아 코끼리의 일상들을 찍었던 사진, 그리고 동남아였나? 카피 전문 미술가들의 일상을 담은 사진 (카피 미술가라지만 정말 유명한 작품들을 카피해내는걸 봤을때 이들의 미적능력 또한 무지하게 뛰어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박쥐들을 담아냈던 사진, 박쥐 사진은 참 맘에 들었다. 나무가지에 매달려 있는 박쥐 사진은 세세한 털 까지 드러나있는 모습이 참 맘에 들었다. 그리고 날아오는 박쥐때를 잡은 사진은 실루엣으로 보여서 더 멋졌다. (난 실루엣 사진이라면 환장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맘에 들지 않았던 사진은, 뉴욕의 패션쇼? 를 담았던 사진이다. 너무 화려한 모습을 담아내서 싫었달까, 아무래도 대부분의 사진이 그와 상반되는 분위기의 사진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른다. 이런 상반된 모습이 가장 잘 드러났던 사진은 다이아몬드 광산 을 담은 사진이었다. 다이아몬드 광산에서 일하는 흑인들의 모습, 그리고 그와 상반되는 다이아몬드거래가 이루어지는 보석점의 모습, 그리고 영국인들의 호화스러운 파티현장 모습...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할만한 사진 스포츠 사진이 기다리고 있었다. 최근에 wbc 사진을 찍으면서 더 맛을 들이기도 했지만..(요령이 생긴다고나 할까? 아니면 쓸데없는 자신감일지 모르지만 피사체를 따라갈만한 장비만 생긴다면 더 좋은 사진을 찍을 수 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택도 없는 자신감일거다.) 멋진 사진들이 많았지만, 정말 놀라운 사진이 하나 있었다. 봅슬레이 장면을 찍은 사진인데 도대체 어떻게 찍은건지 아무리 내 상식에서 머리를 굴려봐도 답이 나오질 않았다. 지금도 궁금해 미쳐버릴 것 만 같다. 하얀 얼음배경, 그리고 새빨간 봅슬레이의 몸체, 거기에 더해지는 생생한 속도감! 정말 멋진 사진이었다. 복싱장면을 찍은 사진도 참 순간 포착을 잘 한 사진이었다. 제대로 카운터를 맞고 마우스피스 가 날아가는 모습을 완벽히 잡아낸 결과물!! 멋진 사진이었다. 또 많은 스포츠 사진들이 있었지만 맘에 들었던 사진은 미식축구 경기 시작 전, 뛰어나가기를 준비하는 선수들의 사진이었다. 경기장에서 비쳐져서 들어오는 빛이 선수들의 모습과 절묘하게 매치가 되서 정말 영화의 한장면을 보는 것 만 같았다.
좀 더 많은 사진을 보고싶은 아쉬움은 있었지만, 그래도 좋은 사진들을 많이 보고 왔다. 저 사진들을 어떻게 찍었을까 생각도 해보고, 나도 저런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도 해보고, 언젠가는 정말 찍을 수 있지 않을까?? 보도사진전은 앞으로도 꼭 챙겨봐야겠다. 후훗. |